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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베레21에 들렀다가 일요일에 있었던 동아마라톤 대회에 출전하신 최상권 선배님의 동아마라톤 참가기와 인터뷰 장면이 올라와 있었다.
(1분 36초 : 공수147기 선배님, 2분 37초 슈퍼맨복장 : 뼈다귀의사 최상권 선배님)

이걸 보면서...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라톤... 42.195Km...  정말 힘들텐데...
10키로만 뛰어도 죽을거 같던데... 어떻게 그 4배나, 또 덥고 갑갑하게 생긴 슈퍼맨 복장을 입으시고 뛰시나...  ^^

군대시절로 돌아간다면...  아무리 시간이 오래 걸려도 완주는 할거 같은데..
지금 하라면 못할거 같다...    그때는 매일 7키로 이상씩 구보나 산악구보를 했었기 때문에...

옛 생각이 피어오르는군....  ^^

2000년 2월 3일에 제대한 후 2학기때 복학 했으니까..
2000년 9월 28일인가? 학교 대동제때 뜀박질 대회가 있었다.
제대하고 처음 달려보는 셈인데...    제대후 얼마 안 됐거나.. 운동을 꾸준히 했으면 자신있었는데...
8개월이나 퍼져있었는데...  어떻게 잘 뛸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광열이, 호준이, 나 이렇게 셋이서 우리 한우물의 명예를 걸고 대회에 나갔다... 아니..
전산과 이름으로 나갔으니까..   전산과 대표였나??   --;
(아래 사진은 대회 전 셋이서 찍은 사진...  왼쪽부터 호준, 광열, 나)



셋이서 동시에 뛰다가... 나는 운동장에서 학교 정문까지 1등으로 달렸다...
뛰자 마자 선두에 뛰면 교지에 사진이 실릴줄 알고..... ㅋㅋ

그렇게 뛰는데...  정문을 지나니 갑자기 숨이 헉헉...  몸이 안 따라주고...
어어~~ 이러다 포기하는거 아냐??  이러면서 뒤를 쳐다보니...  다른 사람들은 나를 따라잡고 있었는데...

호준이와 광열이가 보이지 않는거다...

때마침 광열이네 자취집을 지나고 있었는데...  이놈들...  
뛰다가 포기하고 광열이네 집으로 들어갔나 보다라구 생각했다...
역시나였다....   한참 헐떡거리면서 뛰고 있는데...

광열이네 집에다 주차해둔 호준이 어드밴스 오토바이에 광열이랑 광운이가 타고 내 뒤를 졸졸 따라오고 있었다....

셋이서 "원걸 파이팅~~   으쌰으쌰~" 를 외치며....
안그래도 힘들어 죽겠는데 거기다 챙피해 죽는줄 알았다.....  ㅋㅋ

한 3키로 정도 뛰었나?
땀은 비오듯하고... 몸에서 열이나고... 무지 힘들었다...
그래서 오토바이타고 졸졸 따라오는 넘들에게 시원한 물좀 달라고 그랬더니...

근처 슈퍼가서 생수를 사와서 내 몸에 흠뻑 뿌리는 것이다...  --;
시원해서 좋긴 했는데... 온 몸에 다 뿌려서리...
몸에 티가 찰삭 다 달라붙어서 안그래도 갈비로 기타 치게 생겼는데...
그걸 다른 사람들에게까지 자랑하고 뛰는 셈이었다....  ㅠㅜ

그렇게 반환코스를 돌고 죽어라 뛰는데... 내 체력도 바닥인지... 다리는 풀리고..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
그런데 뒤에서 세놈은 파이팅 파이팅 외쳐대지...  여기서 포기할 수 는 없었다.

거기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체대생인지..  원래 운동을 한 학생인지...  여학생 둘이서 나란히.. 지친 기색도 없이...
앞만 보면서 뛰는데...   나를 제치고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었다...

허걱....  나는 힘들어 죽겠는데...   저 둘은 저렇게 쌩쌩하다니....
그래서 나는 이를 악물고 다시 속력을 내서 둘을 따라잡고...

얼마간 거리를 두고 다시 천천히 뛰는데... 또 나를 따라잡는 것이었다...
이런 줸장...  
그런식으로 다시 거리를 두고... 다시 잡히면 거리를 두고 하는 식으로 달려 나갔다...
거의 학교 정문에 다가왔을대...

정문에다 정완이를 미리 심어놓았기 때문에...  정완이에게 연락해서 현재 몇 명이나 들어왔냐고 물었다.
대회 상품이 1~4등, 10등, 54~55등..  이렇게 상품이 있어서...

미리 우리는 각본을 짜서 정완이는 순위 체크하고...
어차피 10등 안에는 못들거 같으니까... 54, 55등을 노리자고 협의를 했었다.

순위를 물어보니.. 10여명 정도 들어왔단다...
그래서 천천히 뛰다가...  뒤에 오는 사람들 보내주고...  30여명 정도 들어왔을때...
골인지점 100미터 정도에서 힘들어 죽겠다는 듯이 퍼져있었다..
그러다 한 30여명 들어왔을때...  천천히 골인지점으로 들어갔는데...
이런 줸장할...  뒤에 있는 사람들도 그걸 노린듯...  20여명이...

골인 지점앞에서 54,55번째 들어가려고 서로 먼저 안 들어가려고 서로 밀치고 있었다...  --;
결국엔 운영진들도...  사태를 파악하고...
그 모인 사람들이 다시 운동장을 뛰어서 2명을 54, 55등으로 인정해 준다고 그랬다..

그래서 그 20여명이 운동장을 다시 뛰었는데...
난 2등인가??  로 들어왔다...  

그런데... 또 같이 뛴 사람들의 반발이 심해지자... 2명을 추가로 뽑았다..

원래 54, 55등이 맥주 2박스씩이다...
그런데 2명이 추가가 되는 바람에 1박스씩으로 줄어버렸다...

단상에 올라가서 시상식을 하는데...  무지 챙피하더만....  ^^
맥주 한 박스 받구 환호성을 지른 다음 내려와서...
바로 술 마실까 하다가...  온몸이 녹초가 돼서...  술은 나중에 마시자고하고...

집에 와서 바로 잤는데...  아침에 일어났는데...  몸이 움직이질 않는것이다.

한걸음 한걸음...  천천히 발을 떼고...  온 몸이 쑤시고....  ㅠㅜ
이렇게 후유증이 심하게 올줄은.....  학교 수업받으러 강의실 올라가는데도... 한걸음 한걸음...
다 낫기까지는 엄청난 시간이 걸린거 같다.
그때 다시는 안 뛴다고 그랬는데...    지금은 그때가 무지 그립다..
다음해 축제때도 신청하기로 했는데... 무슨 일이 있어서 신청을 못했는데...
아쉬웠다...  그때는 헬스장도 다니고 운동 시작했었는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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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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